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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마지막 즈음. 갑자스런 의기투합으로 가평 여행을 다녀왔다. 준비기간도 없었고,  특별한 계획도 없이 무작정 떠나다시피 했다. 금요일 저녁 서둘러 퇴근을 하고 부리나케 강동역까지 달려와서 일행을 태우고 목적지인 가평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솔향기별빛마을. 9시쯤에 도착했다.숨소리마저 조용한 가평의 펜션에서 늦은 저녁을 먹고, 가벼운 와인하잔하고, 지난 여행의 사진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쉼'이 이번 여행의 주제였기 때문에 다들 뭔가 해야한다는 의욕보다는 눈에 보이는대로, 손에 닿는대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한 참을 보낸 후, 산책을 나갔다. 12시가 넘은 달밤에 산책이 처음엔 어색하고 생뚱맞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눈 앞에 쏟아질 듯한 별들이 검은 하늘을 가득 메운 것을 보고난 후 그 어색함은 신비로움으로 바뀌었다. 찬공기에 뿌려지는 입김을 쳐다보고, 하늘 한 번 처다보고, 다리위에 쌓여있는 눈을 보고, 별 한 번 쳐다보며 가슴 떨리는 야간 산책을 다녀왔다. 산책 할 때까지만해도 피곤한 느낌이 없었는데, 숙소에 돌아오니 갑자기 피로가 몰려왔다. 그래서 바로 잠들어 버렸다.

둘째 날, 잠자리가 바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비교적 일찍 일어났다. 부스스 일어났는데, 어제 혼자 영화를 보고 잔 지요지요가 옆에서 자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뭔지모를 묘한 색감이 맘에 들어 바로 그 모습을 사진 찍었다.

자주색의 커튼과 뒤로 새어들어오는 햇살의 색이 부드러웠다. 다시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모두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늦어진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온몸이 뻐근하다고 칭얼칭얼대는 고운이를 지요지요가 안마해 주고 있었다. 그 모습이 그림자 놀이 같아 역시 사진으로 남겼다. 그렇게 아점을 마치고 숙소를 나와 썰매장을 찾아갔다. 아침고요수목원을 가자고 졸라대던 열혈고운이는 모두의 반대에 어쩔 수 없이 썰매장가는 길을 함께 했다. 그렇게 가평눈썰매장을 찾아갔는데, 헉... 차량의 줄이 도로까지 나와 이어져 있었다. 기다려서까지 썰매를 타야하는 어린이는 없었기 때문에, 급작스럽지만 목적지를 변경했다. 눈썰매를 대신하여 얼음썰매를 타러 갔다. 생각해 보니 얼음을 지쳐본 것이 얼마나 오래되었던지, 옆에 있는 어린이들보다 더 신나게 썰매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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