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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달콤극장

청일전자 미쓰리

우유수염 2019. 9. 28. 22:00

추석 즈음에 눈길을 끄는 예고편을 보았다. '청일전자 미쓰리' 라는 드라마였다. 응답하라1988을 통해서 좋아하게 된 이혜리 배우 때문에 드라마가 궁금해졌고, 중소제조업 회사의 모습을 그리는 것 같아서 내용에 흥미가 생겼다. 하지만 아쉽게도 본방송때는 긴 퇴근시간 때문에 시청할 수 없었다. 숨을 돌리는 주말이 되어서 재방송을 보았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좋았다. 다루는 내용이 결코 가볍지 않았지만, 캐릭터의 힘으로 너무 진중하지 않게 균형을 잘 잡은 느낌이었다. 현실에는 없을 법한 미쓰리라는 주인공을 통해 현실에 있을 법한 비극을 잔잔하게 풀어 주었다. 사실 영세 협력업체 대표에게 일어난 상황은 실제 있었던 일이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래서 더욱 몰입해서 보게 되었다.

대학시절 공업단지가 가까이 있었고, 취직해서 그 곳에 다니던 친구나 선배들이 많았기에 청일전자의 모습은 낯설지 않았다. 또한 현장실습을 위해서 중소업체의 제조공장에서 일한 경험도 있었기 때문에 더욱 청일전자의 모습과 직원들의 모습이 친숙했다. 사내식당에서 밥을 먹는 모습은 그립기도 하고 현실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추억이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다시 그 곳에 가서 살아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서울보다는 여유롭고 한적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편으로는 대기업도 다녀봤기 때문에 청일전자가 납품하는 TM그룹의 모습도 친숙했다. 현실에서는 그렇게 부품 공급가격을 막무가내로 깎고 협력업체 대표를 우습게 보는 차장이나 과장을 본 적은 없다. 일하는 분야와 부서가 달랐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에 좋은 사람만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서 그렇게 불합리한 모습을 직접 본 적은 없다. 다만, 주기적으로 상생협력에 대한 교육을 이수해야 했고 그 교육과정에서 여러 사례를 들을 수 있었다. 드라마에 나온 것과 비슷한 것도 있었고 수위가 더 높을 것도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사례는 많이 줄어들었다[각주:1]. 사실 그 것보다는 회의실에 사원증을 찍고 출입하는 모습이나 출입게이트의 모습, 사무실 모습 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 다니고 있을 때는 별 생각이 없었지만, 그만두고 나오니 당시의 주변 모습이 더 선명해져서 그런 것 같다. 만약 아직까지 계속 다니고 있었다면 이 드라마를 볼 때 대기업이 나오는 장면은 그냥 흘려 버렸을 것 같다. 청일전자 미쓰리를 응원하면서 더 지켜보고 싶다.

청일전자 미쓰리


 

  1. 교육자료를 그대로 믿어야겠지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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