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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화성을 가끔 가는 편인데,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화성을 보기 위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팔달문 (수원 남문) 시장에 가기 위한 경우가 많다. 남문 시장에 살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아서 사람 구경 음식 구경하기에 좋기 때문이다. 특히 수원 통닭거리가 유명한데, 옛날 방식의 가마솥 통닭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들이 모여있다. 수원 통닭거리를 검색해보면 이미 유명한 맛집들의 정보들이 주르륵 나온다. 용성통닭, 진미통닭, 장원통닭, 매향통닭은 기본으로 검색되고 최근들어 늘어난 가게들도 조금씩 검색된다.

통닭으로 너무 유명한 골목에 조촐해 보이는 '만리장성' 이라는 중국요리집이 있다. 1층 건물인데 주변의 다른 건물들 사이에 끼어 있어서 약간은 왜소해 보인다. 게다가 외관에 조명이 별로 없고 기둥 벽면에는 음식가격이 줄줄이 써져있다. 그래서 맛은 없지만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는 그저그런 가게일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이 첫인상이었다. 그 때가 낮이었는데, 가게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간판도 굉장히 단순한데다가 불도 꺼져있었고, 벽면을 가득 메운 메뉴와 가격표는 음식의 질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선뜻 가게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어쩌면 그렇게 망설이는 것이 당연했다. 들어갈지 말지 약간 고민했었지만, 무엇보다 자장면이 먹고 싶었고 주변 어디에도 중화요리집이 없는 것 같아서 큰 기대없이 식당으로 들어갔었다.
그랬던 때가 아마도 6개월 정도 전이었을 것이다. 만리장성의 깐풍기가 생각나서 다시 찾아왔다. 이번에는 당연히 맛이 괜찮을 것을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가게 앞에서 망설이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번과 같이 깐풍기에 간짜장을 주문했다. 요리가 준비되는 동안 벽면에 붙은 하얼빈 맥주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칭다오는 많이 마셔봤는데, 하얼빈 맥주는 처음보는 중국 맥주였다. 어떤 맛일지 궁금했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게 2000원이어서 도전해 볼만했다. 낮술이었지만, 한 병 주문했다. 물론 주문 전에 인터넷으로 하얼빈 맥주가 어떤 것인지 살짝 공부해보았다.
하얼빈 맥주는 생각보다 그 이상으로 맛있었다. 맛이 깔끔하고 담백했다. 달지 않은 샴페인을 마시는 것 같았다. 시원하고 부드러웠고 자극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약간 매콤하고 느끼한 음식에 잘 어울렸다.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시도했는데 꽤 만족스러웠다. 개인적으로는 하얼빈 맥주가 칭다오 맥주보다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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