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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ack

- Tom DeMarco


얼마 전 가까운 직장동료로부터 불온서적(?)을 권유받았다. 강제대출이긴하지만 평소에도 이 책에 대해 들은 적이 있고, 번역서가 출판 되었을 때는 읽어보려고 했었기 때문에 흔쾌히 받아들었다. 설 연휴동안 간단하게 읽어버릴 생각이었다.

내용은 생각 이상으로 좋았다. 미국의 사례지만 우리도 겪고 있는 문제들을 다루었다. 역시 사람사는 동네는 다 비슷한 모양이었다.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간단했다. 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효율성을 강요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모든 조직을 비효율적으로 만든다는 것을 말했다. 특히 지식정보가 기반이 되는 IT 업계에서는 특별히 더 그렇다고 말하고 있었다.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변한다. 사실 어느 것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하지만 기업은 혁신을 말하면서 안정을 택한다. 정해진 것을 빠르게 수행해서 결과를 얻는 효율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장 필요한 기술을 쉽게 얻고 싶어하면서도 투자는 잘 하지 않는다.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않은 속마음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유능한 인재를 데려오지만 대부분 그들은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시간이 흐를 수록 그 인재들은 일하는 시늉만 하는 바쁜 비효율 직원이 된다. 안타깝게도 기업은 바쁘게 비효율적인 사람들을 잘 분별해 내지 못한다. 

바쁜 비효율은 내가 속한 현실에서도 나타났다. 회사 과제에 사용할 최신 기술을 웹으로 공부하고 있었는데, 그 당시 상사는 그 모습을 보며 회사를 놀러 다니는 거냐고 물었다. 공부 중이라고 했더니 회사는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일하는 곳이라고 했다. 자기처럼 열심히 그리고 바쁘게 일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일하는 방식은 거의 대부분 엑셀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항상 현황분석표를 만들고 매일매일 막내 사원들을 시켜서 그 문서를 업데이트 하도록 했다. 그리고 그 문서를 전자우편으로 모든 사람에게 공유했다. 그는 자신의 업무 방식이 똑똑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비효율적인 잡무 때문에 바쁘다고 뷸평했다. 최신 엑셀파일이 어떤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메신저와 메일을 활용해서 계속 추적해야 했다. 안타깝게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회사는 IT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 하겠다고 선언한 대기업이었다.

그 때 나는 AWS CloudFormation과 Chef를 이용해서 시스템을 자동화해 두었고, 그 시스템은 매우 안정적으로 동작하고 있었다. 메일은 외부로 협력을 요청할 때만 사용했고, 메신저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그래도 일은 잘 되었다. 위키(Wiki)와 지라(Jira)를 쓰고 싶었지만, 이 대기업에서는 보안을 이유로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아쉬웠지만 그건 어쩔 수 없었다. 업무는 3사람이 감당할 수준 이상의 양을 처리했다. 그런 상황에 대해 이 책은 이렇게 말해 주었다. "너가 옳은 거야." 



SLACK

저자
톰 디마르코 지음
출판사
인사이트 | 2010-04-28 출간
카테고리
컴퓨터/IT
책소개
항상 바쁘면 생산적이라고 생각하는가?지식노동자는 강압과 경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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