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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성우 스노우보드 벙개에 낚였다. 가기 전까지도 갈까말까 망설였는데, 어쨌든 갔다. 역시나 아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같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아주 좋은 것 같았다. 장비 렌탈, 리프트 사용권 구매 등등, 할일도 많고 귀찮고 복잡한 과정을 지나 눈이 쌓여있는 언덕으로 나왔다. 늦게 도착한 희망팀을 같이 기다려준 -흥-이 고마웠다.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다보니 어느덧 새벽 1시가 지나고 있었다. 그리고 희망팀이 도착하여 같이 리프트 사용권을 구매했다. 렌탈샵에서 구매한 사람들은 40%였는데 성아누나가 갖고있던 BC카드로 50%할인하여 구매했다. 앗싸. 봉잡았다.

그리고 뒤도 안돌아보고 시간 없다며 스키장으로 뛰어 들어간 희망팀을 못 따라간 나와 -흥-은 오붓하게 초급자 리프트를 탔다. 엄청 추웠다. 얼어버릴것 같았다. 그리고 초급자 코스 정상에서 보드에 올라 탔다. 누가 가르쳐 준게 없어서 뭘 어떻게 할지 몰랐다. 옆에 있던 -흥-이 도와 주는데, 역시 -흥-도 완전 초보자라 우리 둘 다 헤맸다. 그리고 -흥-은 아까 밑에서 살짝 배운게 있다며, 시범을 보여 준다고 했다. 어차피 둘 다 탈 줄 모르는데다, -흥-이 조금이라도 뭔가를 배웠으니 믿을 건 -흥-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런데, -흥-은 자신의 속도를 멈추지 못하고 하염없이 내려갔다. 요령이고, 기술이고, 방법이고간에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흥-이 말했던 내용들을 억지로 지키려고 노력하면서 일어나다 넘어지다를 반복하면서 슬로프를 내려갔다. 거의 엉덩이로 내려갔다. 보호대를 빌리지 않았으면, 생각만해도 끔직했다. 새벽 2시, 휴게실의 스타벅스 앞에서 모이기로 했는데, 2시 24분까지 난 슬로프에 있었다. 그래서 다들 나를 찾고 난리 났었다고 했다. 나중에 보니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겨우 휴게실에 도착해서 어묵 한 개와 롤케잌 한 조각을 먹고 다시 초급자 코스를 올랐다. 이번엔 상큼이에게 책임지고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고 같이 올라 갔다. 하지만 개인 지도를 해 준건 글로리였다. 영광이의 1:1 지도로 에지라는 것을 해보게 되었고, 이내 요령을 깨달아 조금씩 혼자 내려 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두 번째 슬로프를 내려 갈 때는 혼자서 에지를 사용하면서 정면으로 내려갈 수 있었다. 그리고 넘어졌을 때,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에 에지로 그 자리에 멈추는 요령을 터득했다.

자신감이 생겨서 혼자 초급자 코스를 다시 올랐다. 이번엔 차분하게 잘 내려 갈 수 있었다. 몇 번 넘어지기도 했지만, 일어서서 정면으로 내려가는 건 그럭저럭 잘 됐다. 그래서 옆으로 내려가는 것을 해보려고 했지만 자세가 잘 잡히지 않았다. 그 때 햇쑤왕 형님이 다가와서 설명을 해 주었다. 난 힘들고 지쳐서 대답도 잘 못할 지경이었지만, 관심을 가져주는 모습이 고마워서 열심히 들었다. 그리고 일어나서 조금씩 설명의 내용을 시도해 보았다. 그럭저럭 좌우로 움직이면서 내려 올 수 잇었다. 이제 완전히 자신감이 붙어서 하루카 성아누나와 같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타기로 했다. 이번엔 혼자서 에지도 하고 좌우로 방향을 바꾸면서 내려왔다. 들은 얘기로는 그렇게 좌우로 내려오는 것을 '낙엽'이라고 부르는 것 같았다. 넘어지는 것도 3번 정도 뿐이었다. 그렇게 슬로프를 내려오는데, 리프트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잘 타는데?' 라는 말을 하는 것 같았지만, 정확한 건 알 수 없었다. 보드타는 즐거움이 뭔지 알것 같았다. 흠... 완전히 푹 빠지지는 않았지만, 다음에 보드 벙개 있다면 또 와보고는 싶었다. 헌데, 그 때도 비슷한 실력의 사람들이 많이 있어야 할텐데. 안그러면 외로울 듯. 아무튼 재밌고 신나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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